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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시브 ETF에서 액티브 ETF까지, 구조의 변화

by hyesoogod.com 2025. 6. 28.

패시브 ETF에서 액티브 ETF까지, 구조의 변화

 

 ETF(상장지수펀드)는 금융 기술과 투자 전략이 융합된 대표적인 상품입니다. 처음 등장할 당시에는 단순히 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투자 도구’로 인식되었지만, 오늘날에는 운용 전략, 상품 구조, 투자 대상에 따라 매우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액티브 ETF’라는 새로운 유형이 급부상하면서 ETF 시장의 구조가 더욱 복잡하고 정교해졌습니다. 이 글에서는 패시브 ETF에서 액티브 ETF로 이어지는 구조적 변화의 흐름을 시간 순으로 정리하고,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핵심 구조적 차이점들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ETF의 시작: 패시브 구조의 효율성과 단순성

ETF의 원형은 1993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SPDR S&P 500 ETF’(SPY)였습니다. 이 상품은 S&P 500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구조였으며, 이때만 해도 ETF는 패시브 투자 전략의 대표 주자로 간주됐습니다. 패시브 ETF는 일정한 기준(예: 시가총액 기준, 동일 가중 등)에 따라 구성된 지수를 추종하며, 펀드매니저의 능동적 개입 없이 자동적으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됩니다.

패시브 ETF의 가장 큰 강점은 ‘낮은 비용’입니다. 일반적인 액티브 펀드 대비 운용 보수가 저렴하고, 운용 전략이 정형화되어 있어 관리에 드는 리소스도 적습니다. 또한 ETF는 실시간으로 거래소에서 매매가 가능하므로 유동성과 접근성 측면에서도 기존 뮤추얼펀드를 크게 앞서게 됩니다. 이런 구조적 특성 덕분에 패시브 ETF는 개인 투자자뿐 아니라 기관 투자자들에게도 매력적인 수단으로 빠르게 자리 잡게 됩니다.

패시브 ETF의 구조는 ‘완전 복제(Full Replication)’ 혹은 ‘샘플링(Sampling)’ 방식으로 나뉘며, 각각의 방식은 추종 지수의 구성 종목 수, 유동성, 운용 용이성에 따라 선택됩니다. 예컨대, 대형주 중심의 단순한 지수는 완전 복제 방식을 사용하고, 신흥국 지수처럼 종목 수가 많거나 유동성이 낮은 경우에는 샘플링 방식을 택합니다.

구조의 전환: 전략형·스마트베타 ETF의 등장

2000년대 중반부터 ETF 시장은 단순한 패시브 전략에서 벗어나기 시작합니다. 투자자들의 요구가 단순한 시장 추종을 넘어서, 특정 요인(팩터)에 기반한 전략적 투자를 원하게 된 것입니다. 이로 인해 등장한 것이 바로 ‘스마트베타 ETF’입니다. 스마트베타 ETF는 전통적인 시가총액 가중 방식 대신, 특정 팩터—예: 가치(Value), 성장(Growth), 모멘텀(Momentum), 변동성(Volatility), 배당수익률(Dividend Yield) 등—를 기반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합니다.

스마트베타 ETF는 패시브와 액티브의 중간 형태로 볼 수 있습니다. 인덱스를 추종한다는 점에서는 패시브이지만, 지수 자체가 정교하게 설계된 전략형이라는 점에서 액티브적인 성격을 띱니다. 이런 구조는 투자자들에게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유연한 대응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저변동성 ETF’는 시장의 하락기에 방어력을 높이기 위해 저변동성 종목만으로 구성되며, 이는 일반적인 패시브 ETF와는 다른 구조적 전략입니다.

또한, 특정 산업이나 테마에 집중하는 ‘테마형 ETF’도 본격적으로 확산됩니다. 예를 들어, 클린에너지, AI, 반도체, 사이버보안 등 특정 분야에 집중한 ETF는 기초 자산의 선정 기준이 시장 전반이 아니라 특정 트렌드에 기반하며, 이는 ETF 구조의 다양성과 전략적 목표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시기부터 ETF는 단순한 ‘시장 추종 상품’에서 ‘투자 전략의 구현 도구’로 인식되기 시작했고, 투자자들도 ETF를 활용한 포트폴리오 전략 수립에 적극 나서게 됩니다.

액티브 ETF의 부상과 구조적 완성

ETF의 진화는 결국 ‘액티브 ETF’라는 형태로 구조적으로 완성됩니다. 액티브 ETF는 이름 그대로 펀드매니저 혹은 알고리즘이 종목을 능동적으로 선택하고 비중을 조절하는 구조입니다. 이는 기존 액티브 펀드와 유사하지만, ETF 구조의 장점—실시간 거래, 낮은 비용, 투명성 등—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형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액티브 ETF가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계기는 2019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ETF Rule’을 도입하면서부터입니다. 이 규정은 ETF의 등록 및 공시 절차를 간소화하고, 액티브 ETF의 시장 진입 장벽을 크게 낮췄습니다. 이후 미국, 캐나다, 유럽 등에서 다양한 액티브 ETF가 출시되었으며, 특히 AI 기반 알고리즘 전략이나 ESG 중심의 분석 기반 전략을 포함한 고도화된 ETF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액티브 ETF는 크게 두 가지 구조로 나뉩니다. 첫째는 ‘투명형 액티브 ETF’로, 매일 보유 종목을 공개하며 패시브 ETF와 유사한 투명성을 유지합니다. 둘째는 ‘비투명형 액티브 ETF’로, 전략 보호를 위해 일정 기간 포트폴리오를 비공개로 유지합니다. 이 구조는 기존 ETF의 핵심인 투명성과 충돌하지만, 시장에서는 운용 전략의 독창성과 효율성을 이유로 이를 수용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또한, 액티브 ETF는 종목 구성 뿐 아니라 ‘리밸런싱 주기’, ‘운용 전략’, ‘기초 자산군’에서도 다양한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일부 ETF는 주간 단위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며, 일부는 빅데이터 분석, 자연어 처리 기술(NLP), 머신러닝 등을 활용한 기술 기반 운용 전략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ETF는 이제 전통적인 구조에서 벗어나 디지털 기술과 결합된 ‘하이브리드 투자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 셈입니다.

ETF의 구조 변화는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금융시장 전반의 투자 방식과 철학을 변화시키는 중대한 흐름입니다. 패시브 ETF는 효율성과 저비용의 상징이었고, 스마트베타와 테마형 ETF는 전략과 트렌드 중심의 투자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액티브 ETF는 이제 그 최종 진화 형태로, ETF의 구조를 다차원적이며 정교한 방식으로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이제 ETF는 단지 하나의 상품이 아니라, ‘전략 실행 도구’이며, 금융시장 참여자들이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응할 수 있는 종합적인 플랫폼입니다. 투자자들이 ETF를 선택할 때, 단순히 수익률만이 아니라 구조적 특성, 운용 전략, 투명성 여부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ETF의 구조 변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블록체인 기반의 실시간 결제형 ETF, 디지털 자산 ETF, 글로벌 통합형 ETF 등 새로운 형태가 계속 등장할 것이며, 투자자들은 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더 정교한 자산 운용 전략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