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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장기채 ETF가 더 위험한 이유

by hyesoogod.com 2025. 6. 23.

미국 장기채 ETF가 더 위험한 이유

 

 금리 고점 논의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장기채 ETF를 향한 관심도 함께 증가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장기 국채 ETF는 금리 하락기에 높은 자본 이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금리 전환 시기마다 반복적으로 주목받는 자산입니다. 하지만 장기채 ETF는 듀레이션이 길고 가격 변동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리스크 측면에서 단기나 중기 채권보다 훨씬 더 민감한 반응을 보입니다. 실제로 2022년과 2023년, 금리가 급격히 오르던 시기에는 대표 장기채 ETF인 TLT가 연간 기준으로 20% 이상 하락하는 손실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미국 장기채 ETF의 구조와 특성, 왜 더 위험한 자산군으로 분류되는지, 그리고 투자자가 어떤 전략으로 접근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듀레이션이 긴 장기채 ETF의 금리 민감도

장기채 ETF는 20년 이상 만기의 미국 국채를 다수 편입한 상품입니다. 대표적으로 많이 알려진 TLT(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ETF)는 듀레이션이 약 17년에서 20년에 달하며, EDV(Vanguard Extended Duration Treasury ETF)는 듀레이션이 무려 25년을 넘습니다. 듀레이션(Duration)이란 금리 1% 변화 시 채권 가격이 얼마나 움직이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숫자가 높을수록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즉, 금리가 1% 오르면 듀레이션 20년인 채권은 약 20% 가까운 가격 하락이 일어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는 단기채 ETF가 보통 듀레이션 1~3년 수준임을 고려할 때, 장기채가 가지는 구조적 리스크가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예시입니다. 특히 최근 미국의 기준금리가 단기간에 수 차례 인상된 시기에는 장기채 가격이 연일 하락세를 보였고, TLT와 EDV 모두 기록적인 하락폭을 경험했습니다. 장기채 ETF는 금리 하락 시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지만, 그 전제는 금리 하락이 실제로 일어날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야만 성립됩니다. 만약 금리가 예상보다 오래 정체되거나 추가로 인상된다면, 장기채 ETF는 큰 손실을 감수해야 합니다. 이처럼 장기채 ETF는 금리 방향성에 따라 극단적인 수익률 변화를 보이기 때문에, 금리 예측 실패에 대한 리스크가 매우 큽니다.

장기채가 내포한 구조적 리스크: 인플레이션, 유동성, 정책 불확실성

장기채 ETF는 단지 금리에만 민감한 것이 아닙니다. 인플레이션, 유동성 문제, 정부 정책 변화 등 다양한 거시경제 변수에 영향을 받습니다. 첫 번째로 가장 큰 리스크는 인플레이션입니다. 장기채는 고정 이자를 장기간 동안 지급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 실질 수익률은 급격히 하락합니다. 예를 들어 연 2.5% 이자를 지급하는 장기채의 실질 수익률은 인플레이션이 4%일 경우 -1.5%가 됩니다. 이 경우 채권의 매력도는 떨어지며 가격도 하락합니다. 두 번째는 유동성 리스크입니다. ETF 자체는 유동성이 높지만, 편입 채권은 장기물 위주이기 때문에 시장 급변 시 매도 타이밍에 따라 원하는 가격에 처분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특히 금리 급등기나 정치적 리스크가 발생한 시기에는 매수세가 위축되어 가격 괴리가 커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는 ETF의 시장가와 순자산가치(NAV) 간 차이를 확대시키며, 예상보다 더 큰 손실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정책 리스크입니다.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 확대, 부채한도 협상 문제, 신용등급 하향 등은 장기 국채의 투자 매력을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국채는 AAA에서 AA+로 신용등급이 하향된 사례도 있으며, 이러한 뉴스 하나만으로도 장기채 ETF는 수퍼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장기채는 글로벌 리스크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장기채 ETF는 이런 복합적인 리스크가 동시에 작용할 수 있으며, 이는 단기적인 손실뿐 아니라 장기적 포트폴리오에도 충격을 줄 수 있는 요인입니다. 따라서 단순히 '고수익'만을 바라보고 진입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며, 반드시 분산 투자와 시장 분석을 병행해야 합니다.

투자자 관점에서 장기채 ETF를 활용하는 실전 전략

장기채 ETF를 안전하게 운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원칙이 필요합니다. 첫 번째는 '시장 타이밍'입니다. 장기채 ETF는 금리 하락 구간에서만 강력한 성과를 보이기 때문에, 금리 인하가 확실시될 때만 집중적으로 진입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예를 들어 연준의 금리 인하 시그널이 명확해지고 시장금리가 선반영되어 하락세를 보일 때가 매수 적기입니다. 두 번째는 '비중 조절'입니다.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장기채 ETF의 비중은 10~20% 이내로 유지하고, 중기채나 단기채 ETF와 함께 조합하여 전체 듀레이션을 조절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TLT 15%, IEF 35%, SHY 25%, TIP 25%와 같은 구조는 금리 하락기에 대비하면서도 안정적인 분배금 흐름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분배금 재투자 전략'입니다. 장기채 ETF는 월별 분배금이 존재하지만 금리 변화에 따라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이를 DRIP(자동 재투자) 형태로 활용해 수익률 복리화를 노릴 수 있습니다. 다만 분배금만 보고 접근하면 금리 상승에 따른 자본 손실로 전체 수익이 마이너스가 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자본 수익과 배당 수익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장기채 ETF는 ‘무조건 장기 보유’ 전략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금리 전망이 바뀌면 즉시 전략을 수정해야 하며, 분기 단위로 리밸런싱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큰 변동성을 피하고 위험을 통제할 수 있으며, 시장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는 전략적 운용이 가능해집니다.

장기채 ETF는 고수익과 고위험이 공존하는 자산입니다. 특히 듀레이션이 길고 금리 민감도가 높은 특성으로 인해, 금리 사이클과 정책 변화에 따라 극단적인 수익률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금리 하락기를 제대로 예측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한다면 강력한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금리 상승이나 인플레이션 국면에서는 오히려 자산 전체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투자자는 장기채 ETF의 구조적 특성과 리스크를 깊이 이해한 뒤, 자신의 투자 목적과 리스크 감내 수준에 맞는 비중과 전략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장기채 ETF는 무기가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항상 기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